
허름한 초록색 가방에서 체스판, 말들 그리고 초시계(관찰한 결과 말을 놓자마자 상단의 버튼을 눌러야 한다.)를 조심스레 펼쳐놓는 할아버지. 혼자서 말을 놓으시고 심각하게 고민하시는 모습을 보고 혼자서 연습을 하시는 줄 알았는데, 금세 붉은색 니트를 입으신 다른 할아버지 한 분이 오셔 같이 게임을 진행하신다. 커피를 마시려고 자주 찾는 곳이라 나이 드신 분들이 계셔도 이상하게 생각하진 않았지만, 체스를 두시는 할아버지를 보는 순간, 한국의 젊은 여학생들이 모여 수다를 떠는 모습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윽한 커피 향과 체스라... 어릴적 사랑방에서 어르신들이 모여앉아 천 원짜리와 동전을 수북이 깔고 화투를 즐기던 모습이 떠올랐다. 사랑방 옆 풀 냄새와 커피 향이 뒤섞인 이곳이 낯설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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